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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詩] 망부석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여환숙 시인

기사입력 2018.07.2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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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부석

                                         여환숙

     

     

    대구시 중구 남산동에 살고 계시는

    전몰 미망인 할머니 제686·25을 맞아

    오만 원 주고 콜택시 대절하여

    올해도 어김없이

    다부동 전적기념관 명각비를 찾아오셨다

     

    신혼 5개월 만에 6·25가 터지고

    마을 이장님이 가지고 온 징병통지서지나가는 바람도

    숨을 멈춘다.

    새신랑이었던 할아버지

    내 잠시, 다녀오마!’ 하고 훌쩍 가버린 뒤

    그것이 이승의 마지막이 될 줄 그때는 몰랐다.

    조각난 세월을 끼워 맞추며

    늙은 시부모님 모시고 시동생, 시누이 짝지어 보낸

    어느 날

    백골상자로 돌아왔다.

     

    끈 없이 보낸 칠십 평생 어제만 같은데

    등 굽은 팔순의 흰머리 할머니를 할아버지는 알아보실까?

    할아버지 이름이 새겨진 구국용사 충혼비 명각비 앞에

    참 소주 한잔 올려놓고 비문을 쓸어내리며

    끈이라도 하나 있음’..

    노을빛도 피를 토해낸다

     

    무심히 서 있는 노송은 말이 없고

    할머니 굽은 어깨위로 내려앉은 노을은

    망부석이다.

     

     

     

     

     

    여환숙(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칠곡문화원 이사

    -국사편찬위원회 칠곡군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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