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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詩] 고모역(顧母驛)

기사입력 2018.06.05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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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모역(顧母驛)

                                     구 상

     

     

    고모역을 지나칠 양이면

    어머니가 기다리신다.

    대문 밖에 나오셔 기다리신다.

    이제는 아내보다도 별로 안 늙으신

    그제 그 모습으로

    38선 넘던 그 날 바래주시듯

    행길까지 나오셔 기다리신다.

     

    천방지축 하루해를 보내고

    책가방에 빈 도시락을 쩔렁대며

    통학차로 돌아오던 어릴 때처럼

    이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만큼이나

    머리가 희어진 나를

    역까지 나오셔 기다리신다.

     

    이북 고향에 홀로 남으신 채

    그 생사조차 모르는 어머니가

    예까지 오셔서 기다리신다.

     

     

    6월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오늘도 철마는 북녘을 넘어 대륙을 달리고 싶어 합니다. 우리소원인 통일이 하루빨리 오길 바라며 ‘오뉴월 더위는 암소 뿔도 물러 빠진다’는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립니다. 더위에 건강 하십시오.

     

     

     

    여환숙(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칠곡문화원 이사

    -국사편찬위원회 칠곡군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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