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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詩] 어미 - 정재숙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여환숙 시인

기사입력 2017.05.0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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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미

     

                                                         정재숙

     

     

    껍데기만 남은 건

    다 어미다

    할머니 그러셨다

    골뱅이 껍질 같다 골뱅이 껍질 같다

    물거품으로 속을 채운 골뱅이 껍질로

    동동 물결 따라 흘러가신지 반백 년 도 넘었다

    어머니 그렇게 속 다 파 먹힌 빈 껍질로

    떠내려간 지도 수십 년 되었다

     

    말없이 사라지는 거 그거 다 어미다

    해 거름 녘 물 속 너럭바위 위에

    새까맣게 달라붙어 있던 새끼 골뱅이들

    내 아직 어릴 적 그 골뱅이들

    그 어미에 그 어미에 그 어미였던 것들

    그 새끼에 그 새끼에 또 그 새끼였던 나도

    그 어미들처럼 동동 물 위에 떠서

    흘러가겠지

     

    껍데기만 남은 어미는

    이제 어미가 아니다

    흘러도 자꾸 흐르는 강물이다.

     

     

     

    계절의 여왕인 오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습니다. 어느 시인은 어머니의 잔소리가 곧 삶의 기록이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노래라고 합니다. 그 부모님이 계시지는 고향으로 카네이션 한 아름 안고 다녀와야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여환숙(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칠곡문화원 이사

    -향토경북 칠곡군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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