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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정재숙
껍데기만 남은 건 다 어미다 할머니 그러셨다 골뱅이 껍질 같다 골뱅이 껍질 같다 물거품으로 속을 채운 골뱅이 껍질로 동동 물결 따라 흘러가신지 반백 년 도 넘었다 어머니 그렇게 속 다 파 먹힌 빈 껍질로 떠내려간 지도 수십 년 되었다 말없이 사라지는 거 그거 다 어미다 해 거름 녘 물 속 너럭바위 위에 새까맣게 달라붙어 있던 새끼 골뱅이들 내 아직 어릴 적 그 골뱅이들 그 어미에 그 어미에 그 어미였던 것들 그 새끼에 그 새끼에 또 그 새끼였던 나도 그 어미들처럼 동동 물 위에 떠서 흘러가겠지 껍데기만 남은 어미는 이제 어미가 아니다 흘러도 자꾸 흐르는 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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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인 오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습니다. 어느 시인은 어머니의 잔소리가 곧 삶의 기록이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노래라고 합니다. 그 부모님이 계시지는 고향으로 카네이션 한 아름 안고 다녀와야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여환숙(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칠곡문화원 이사
-향토경북 칠곡군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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