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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詩] 까마귀 3 - 구상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여환숙 시인

기사입력 2017.03.0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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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마귀 3

     

                                                                  구상

     

    나는 비탈산, 거친 들판을 헤매면서

    썩은 고기와 죽은 벌레로 배를 채우며

    종신서원終身誓願의 고행수도苦行修道를 하는 새다.

     

    까옥 까옥 까옥 까옥

     

    너희는, 영혼의 갈구渴求와 체읍涕泣으로

    영영 잠겨버린 나의 목소리가

    불길을 몰아온다고 오해하지 말라

    오직 나는 영통靈通한 내 심안心眼에 비친

    너희의 불의不義가 빚어내는 재앙을

    미리 알리고 일깨워 줄 다름이다.

     

    까옥 까옥 까옥 까옥

     

    - 오늘도 나는 북악北岳 허리 고목古木 가지에 앉아

    너희의 눈 뒤집힌 세상살이를 굽어보며

    저 요르단 강변 세례자 요한의

    그 예지豫智와 진노震怒를 빌려서 우짖노니

     

    - 이 독사의 무리들아 회개하라!

    하느님의 때가 가까이 왔다.

    속옷 두 벌을 가진 자는 한 벌을 헐벗은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넉넉한 사람은 굶주린 이와 나누어 먹고

    권세가 있는 사람은 약한 백성을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쓰지 말 것이요

    나라의 세금은 헐하고 공정하게 매겨야 하며

    거둬들임에 있어도 부정不正이 없어야 하느니라.

     

    까옥 까옥 까옥 까옥

     

     

    세상 인심이 꽃샘추위만큼 온 몸을 움츠리게 합니다. 오늘은 우리의 꿈나무인 학생들의 입학식 날입니다. 새 꽃을 피울 새 봄이 기다려집니다. 꽃샘추위에 건강하세요.

     

     

    여환숙(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칠곡문화원 이사

    -향토경북 칠곡군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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