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한 편의 詩] ‘의자 - 이정록’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여환숙 시인

기사입력 2015.02.03 22:17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의 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태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설날이 며칠 남지 않았네요.

    의자와 어머니...!

    혼이 담긴 글은 때론 글이 아니라 음악이 된다고 합니다.

    올 한해는 어머니의 의자로 까치 설 날 행복하게 보내세요.

     

     

     

    여환숙

    (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칠곡문화원 이사

    향토경북 칠곡군이사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