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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한가위와 숭례문(崇禮門)

기사입력 2014.09.0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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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어에 자하가 스승 공자에게, “웃음의 보조개가 예쁘면서 아름다운 눈동자의 황홀함이여! 흰 비단에 그림으로 아름다움을 채색 한다네”라는 뜻은 무엇을 말하는가라고 스승에게 물은즉, 공자는 그림에는 흰 비단 구함이 먼저지만 인성을 갖춘 그림 준비가 더 중요하다고 일렀다.

     

    ▲ 숭례문(문화재청 사진자료)

     

    자하가 인(仁)의 기본바탕인 예(禮)가 아니냐고 대답하니 공자가 크게 기뻐하며 네가 비로소 나와 시(詩)를 논할 수 있는 경지라며 제자를 칭찬한다. 동양의 예 사상은 삶의 덕목 중 으뜸이기에 우리나라 국보 1호인 남대문을 숭례문(崇禮門)으로 높이 현판하고 600년 수문장으로 오랜 전통의 역사를 지키고 있다.

     

    禮자를 풀어보면 보일 시(示), 작곡할 곡(曲), 한 일(一), 콩 두(豆)자이며 즉, 콩 한 됫박이라도 정성을 담아 서로가 배려한다는 상대적 즐거운 마음이 예라고 정의했다. 한가위를 맞음에서 물질만능의 풍요로움으로 백화점에서 고가품 선물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함은 시대적 환경이 많이 변했다지만 한편의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가진 자 독식의 허례허식(虛禮虛飾)문화는 기층 민중들에 의한 분배가 정의라는 상대적 불만으로 가치관의 혼동을 불러일으켜 사회적 갈등과 대립으로 불안의 불필(不必)을 잉태하였다. 남을 배려하는 상징적 예문화를 아쉬워 해본다.

     

    옛 조상들은 한가위 명절이 다가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팔월 상달만 같아라고 염원하면서 가난한 멍에의 아픔을 오히려 소박한 여유로움으로 노래했다. 또한 자식 입에 밥 들어가고 벼논 물고에 물 떨어지는 소리의 즐거움이 우리 부모님들 최대 낙이라면서 풍요한 물질문명보다 초롱한 정신문화의 행복을 예찬했다.

     

    명절마다 귀소본능(歸巢本能)의 고향그리움을 찾아 조상을 숭배하면서 부모와 일가친척들과 대자연의 풍성한 만남의 광장에서 예 나눔의 귀한 전통 예절을 체험하고 또한 제사상 밥상머리 가정교육을 통하여 인성을 기르는 현대판 숭례문 같은 울타리 텃밭을 우리 모두가 하나 더 가꾸어 나가야 하겠다.

     

    2014년 8월 한가위를 맞이하면서 매원 곡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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