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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호계삼소(虎溪三笑)의 웃음자리

기사입력 2014.08.0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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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교의 대가 도연명(陶淵明)과 불교의 고승 혜원(慧遠)스님 그리고 도교(仙)의 법사 육수정(陸修靜)은 종교 간의 상대적 이해를 위한 담론을 꽃 피우면서 유불선(儒彿仙)의 3종교가 마지막 귀결의 진리는 근본적으로 하나라고 결론하면서 시류와 함께 풍류도 즐기면서 담소의 자리를 자주 가졌다.

     

    혜원 스님은 중국 송나라 여산의 동림사 절에 거쳐하면서 호랑이도 같이 건너다난다는 깊은산 호계(虎溪)다리를 넘어가지 않겠다고 세상과 절연(切緣)하고 서원(誓願)하면서 불교의 법화경에 심취하여 불심의 선정에 몰입한 어느 날 도연명과 육수정이 동림사 혜원스님을 찾아왔다.

     

    밤이 깊도록 담소를 즐기다가 못 다한 아쉬운 여담을 같이 나누면서 절 문밖 까지 배웅하고 밤길을 걷다보니 금기의 호계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호랑이 울음소리에 놀라 유·불·선의 대가인 3사람이 파계한 혜원스님과 함께 박장대소한 웃음의 자리가 호계삼소로 유명한 고사성어의 지리였다.

     

    도연명은 송나라 지방 관리인 태수의 귀한 벼슬자리를 미련 없이 버리고 고향에 돌아가 매·란·국·죽(梅蘭鞠竹)을 친구의 격으로 벗하고 즐기면서 신농씨(神農氏)의 농사일과 자연을 노래한 귀소본능의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한 귀거래사(歸去來辭)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새겨 두고파들 염원한 명시였다.

     

    육수정 또한 대대로 선비 집안의 유학자이면서 학문을 통달 했으나 깨달음에 이루지 못한 아쉬움의 갈증에 노자의 도교적 우상인 신선됨을 그리워 처자를 버리고 여산에 들어가 노장(老莊)사상의 경전을 집대성하여 무위자연설인 교리를 체계적으로 확립한 도교의 중흥조이다.

     

    지구촌의 다양하고 번뇌로운 바쁜 일상생활에서 오직 인생 열차와 같이 열심히 달려오다 보니 오아시스와 같은 여백의 공간에 진정한 참다운 삶의 기회를 놓쳐 버린 듯 허전한 아쉬움은 나만의 독백일까? 쉼터와 같은 호계삼소의 명당과 향수적 귀거래사는 영원한 보금자리 고향 둥지로 자리를 같이 하고 싶다.

     

    2014년 8월 3일 매원 곡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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