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심연을 응시하던 그 눈빛 구상시인 작고 10주기 부쳐
오정국
영원속의 오늘은 스승께서 굽어보시던 한강의 물결처럼 저렇듯 무심하게 10년을 흘렀지만 흰 수염의 너그러운 가르침과 대쪽 같은 꾸짖음 어찌 잊혀지는 물결이 되겠나이까.
언어에도 혼(魂)이 있으니 기어(綺語)의 죄를 경계하라 하셨듯이 스스로를 언어의 수도원에 유폐시키고 시 구절 하나하나를 구도(求道)의 몸 곳곳에 새기셨지요.
시와 시인과 행동을 일치시킨 시대의 사표(師表), 그러나 이런 말로는 스승의 고뇌를 표현할 길 없습니다.
적군묘지에서 눈물을 흘리시며 좌우 이념의 무지함을 일깨워주시고 전란과 독재 정권, 역사의 질곡과 맞섰던 것이니, 홀로와 더불어
이 땅에서의 구원을 부르짖고 오늘부터 영원 속의 천국을 살아야 한다. 평생토록 초월과 번민의 십자가를 힘겨운 두 어깨로 받드셨던 것이지요.
잠깐씩 허공을 응시하던 그 눈빛은 어느 피안을 더듬었던 것일까요? 지친 세상살이 인간군상을 거기에다 옮겨놓고 대속(代贖)의 참회록을 쓰셨던 건 아닌지요?
스스로에겐 준열했지만 언제 어디서나 네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라던 그 말씀, 미욱한 제자의 오늘 하루를 봄빛 푸른 강가에 세워두고 있습니다.
통회(痛悔)의 강이자 명상의 일터로 삼으셨던 곳, 강물은 무심한 듯 흘러가지만 울컥하고 목 메이는 물결입니다 세세연연 새로워지는 물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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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1일 안성추모공원에서
구상시인 작고 10주년 추모행사에 다녀왔습니다.
그 날 한서대 문예창작학과 오정국 교수님의 헌시 입니다.
우리군 민선 6기 출범을 축하 드리며
새로운 7월 나무와 같이 건강 하시고 꽃 같이 행복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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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환숙
(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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