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유자효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구상 솟대문학상 시상식 수상자가 수상소감을 말한다 그는 웃는데 울고 있었다 그는 우는데 웃고 있었다
생명 / 김남조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발가벗고 언 땅에 꽂혀자라는 초록의 겨울보리,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버려지고 피 흘리면서 온다 겨울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잎은 떨어져 먼 날의 섭리에 불려가고 줄기는 이렇듯이 충전充電부싯돌소임을 보라 금가고 일그러진 거 사랑할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 맞출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열두 대문 다지나온 추위로...
* 올해 구상시인 선종 10주기입니다. 구상선생기념사업회에서 12, 2~3까지 구상문학축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o 일시 : 12,2(화) 박 제(예술작가) “서양문학과 미술, 마네 엄광용(소설가) “구상과 이중섭” o 장소 : 갤러리현대 강남 1층 두가헌 640 “문학과 예술을 이야기하다” o 12.3(수) 18:00 ~ 서울 영등포아트홀에서 2014년 구상 문학상 시상식이 있습니다. 오늘, 대설(大雪)과 동지(冬至)를 앞두고 회오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네요. 진도 앞 바...
그리운 나무/정희성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 가지로 벋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 바람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 보내는 기라 2014년 구상 문학상 본상(창비)작품입니다. ‘늦가을 밤바람이 문풍지를 떨게 하듯 ...
아침 송頌 유자효 자작나무 잎은 푸른 숨을 내품으며 달리는 마차를 휘감는다. 보라 젊음은 넘쳐나는 생명으로 용솟음치고 오솔길은 긴 미래를 향하여 굽어 있다 아무도 모른다. 그 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길의 끝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여행에서 돌아온 자는 아직 없다 두려워 말라 젊은이여 그 길은 너의 것이다 비 온 뒤의 풋풋한 숲 속에서 새들은 미지의 울음을 울고 은빛 순수함으로 달리는 이 아침은 아름답다 * 구상시인 선종10주년 기념사업의...
어머니! 사전에 어머니를 찾았더니 '자기를 낳은 여성을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이렇게 적혀 있네요. 중추 한가위를 맞아 세상에 모든 어머님들에게 큰 절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어머니! 구상시인의사모곡 입니다 한가위 잘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여환숙 (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
호국의 성지 오늘 유학 산에 학이 날아왔다 64년 전그 들은 열다섯 살 까까머리 중학생 학도병이다 두드려 깨우는 뜨거운 심장은 내 나라를 지키고 내 부모 형제를위해 55일 동안 시산혈하를 이루었던 곳 ‘꼭 살아 돌아가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다’며 절규하던 구국의 용사 들 무궁화 꽃을 피우고 있다 오늘 빛의 속도로 변하는 허기진 풍경 속에 내 안에 못 다한 말들은 바람 속에 담고 구국의 붉은 순교자들 프란치스코 성인을 기다리고 있다. * 8월 프란...
허공에 심연을 응시하던 그 눈빛 구상시인 작고 10주기 부쳐 오정국 영원속의 오늘은 스승께서 굽어보시던 한강의 물결처럼 저렇듯 무심하게 10년을 흘렀지만 흰 수염의 너그러운 가르침과 대쪽 같은 꾸짖음 어찌 잊혀지는 물결이 되겠나이까. 언어에도 혼(魂)이 있으니 기어(綺語)의 죄를 경계하라 하셨듯이 스스로를 언어의 수도원에 유폐시키고 시 구절 하나하나를 구도(求道)의 몸 곳곳에 새기셨지요. 시와 시인과 행동을 일치시킨 시대의 사표(師表), 그러나 이런 말로는 ...
* 유월입니다. 팽목항 성난 파도는 아직도 세월 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유월 그 날의 포화 속에서 산화하신 호국영령들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두 손 모아 빕니다. 여환숙 (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하늘이시여! 2014년 4월 16일 눈이 시리도록 화사한 봄 날 체(涕) 피우지 못한 여린 꽃 들이 약속도 없이 떠나 목소리도 들을 수 없다 하늘의 법칙을 어긴 인재의 거물 망에 걸려 어른들이 저버린 약속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간절했을까! 얼마나 애타게 찾았을까 엄마와 아빠를! 끝내 인간의 한계를 넘어 처절히 몸부림치며 허망히 쓰러진 꽃 들아 캄캄한 어둠에서 차갑게 경직 된 몸은 영혼까지 저버려 목적도 없다 내 몸과 바꾼들 아깝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