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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는 대출사기 “극성”[독자기고] 칠곡경찰서 수사과 경제팀장 권중직

기사입력 2012.02.2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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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중직 팀장

    대출사기범들은 유명 대부업체를 사칭하여 무작위로 전화를 하거나 070 전화 등을 이용하여 ‘신용불량자도 대출가능’이란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다.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고 급전이나 목돈이 필요한 서민들이 그 메시지를 보고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것과 같은 희망으로 전화를 하면 금방이라도 대출을 해 줄 것처럼 유혹하여 가뜩이나 가계자금에 목마른 그들의 푼돈까지 피도 눈물도 없이 빼앗아간다.

     

    이들은 신용등급을 올려야 하는데 수수료가 필요하다, 대출한도를 높이는데 돈이 필요하다, 직업이 있는 것처럼 서류를 만드는데 돈이 필요하다, 보증료가 필요하다는 등의 수법으로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돈을 요구한다. 대출이 급한 마음에 그들의 요구대로 송금을 하고 나면 곧 대출이 이루어질 테니 기다려보라고 미적거리다가 연락을 끊어버린다.

     

    대출사기범들은 소위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면서 입금이 되면 바로 인출하기 때문에 사후에 신고를 하더라도 추적이 어렵고 돈을 회수하기는 더 어렵다.

     

    오늘도 다급한 목소리의 40대 남자분이 대출을 받으려고 스팸 문자메시지를 보고 전화를 해서 상담을 하다가 수수료 명목으로 수차례 500만원이나 송금했는데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신고를 해왔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만 해도 우리경찰서에 이와 같이 접수된 대출 관련 사기사건이 30건이나 되고 피해금액도 5천만원이 넘는다. 이러한 사기 사건은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그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생각된다. 그 피해 금액은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서민들의 눈물이다.

     

    우체국, 농협, 경찰 등을 사칭하여 피해자를 농락하는 보이스피싱의 경우 적극적인 단속, 예방 홍보가 이루어져 그 피해건수가 대폭 줄어든 반면에 이러한 소액 대출사기 사건은 새로운 수법이기 때문에 많은 피해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대출이 급하더라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대출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정상적인 대출이라면 수수료가 들어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돈이 급하다고 무턱대고 지름길로 가려고 하다보면 쉽사리 대출사기에 걸려들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이 사업자금이나 자녀들 학비 마련, 급한 채무 변제를 위해 대출을 시도하다가 피해를 당했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찡하다. 나는 그럴 때 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에 의한 개인회생 제도를 안내한다.

     

    그들 대부분은 채무가 과다하여 1금융권 등을 통한 정상적인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들의 과다 채무는 또 다른 악성 채무를 양산하고 결국 파멸에 이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눈앞의 불을 끄려다가 집을 모두 태울 수도 있는 것이다. 돈이 급하더라도 제대로 된 대출업체인지 다시 확인을 해야 하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상적인 금융기관이나 대출업체라면 대출 수수료를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만 명심해도 피해를 막을 수가 있다.

     

    서민들도 주의를 해야 할 것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도 피해예방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불법 대출사기를 막을 수 있도록 생활정보지 대출광고 및 문자메시지 대출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채무가 많은 서민들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의 개인회생 제도를 이용하면 채무로 인해 고통 받지 않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면서 무거운 채무의 짐을 벗고 새로운 삶을 이룰 수 있다. 이 법을 입법한 취지도 이와 같은 목적이므로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을 권장하며 더 이상 대출사기 피해 신고를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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