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길 여환숙 강릉시 오죽헌에는 어머니의 길이 있다. 어린율곡의 손을 잡고 한양 가던 신사임당 오죽헌에 남겨 준 어머니 생각에 눈물짓던 길 신사임당과 율곡이 태어난 오죽헌은 孝의 발원지 우리 어머니 가슴에 보따리 하나가 들어있어 세월의 무게가 빛이 되고 숲속의 수 갈레 길에는 낙엽이 쌓여 길은 길로 이어져 다시 돌아온 그 길 핸다리 넘어 대관령 찬바람 속에서 카네이션이 활짝 피었다. 어머니!는 자식들의 힘과 빛 입니다 지독한 열꽃을 ...
함부로 인연을 맺지마라 / 법정 인연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 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버려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놓으면 쓸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만나...
소 금 류시화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 다는 것을.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67년 전 6월은 천지가 개벽한 ‘폭풍’을 맞았지만 젊은 피로 우리가 지켰습니다. 오늘 그 날의 호국영령들에게 두 손 모아 기도하며 ...
어미 정재숙 껍데기만 남은 건 다 어미다 할머니 그러셨다 골뱅이 껍질 같다 골뱅이 껍질 같다 물거품으로 속을 채운 골뱅이 껍질로 동동 물결 따라 흘러가신지 반백 년 도 넘었다 어머니 그렇게 속 다 파 먹힌 빈 껍질로 떠내려간 지도 수십 년 되었다 말없이 사라지는 거 그거 다 어미다 해 거름 녘 물 속 너럭바위 위에 새까맣게 달라붙어 있던 새끼 골뱅이들 내 아직 어릴 적 그 골뱅이들 그 어미에 그 어미에 그 어미였던 것들 그 새끼에 그 새끼에 또 그 새끼였던 나...
부활절 구상 씨랑 뿌리랑 벌레랑 개구리들이 땅 밑에서 새 모습을 하고 일제히 얼굴을 내미는 부활의 계절. 나도 우렁찬 천상의 나팔소리 함께 동면冬眠 같은 무덤 속에서 깨어 일어날 그 날을 그리며 흥겨움에 잠긴다. 원죄原罪와 본죄本罪의 허울을 벗은 내가 에덴 본디의 모습을 하고 성부께 영락榮樂을 선포 받을 그 날을 그리며 흥겨움에 잠긴다. 색색의 꽃들인 양 대원大願을 이룬 가족과 이웃들을 만나서 흘러간 이승의 사연을 주고받을 그 날을 그리며 흥그러움에 잠긴다...
까마귀 3 구상 나는 비탈산, 거친 들판을 헤매면서 썩은 고기와 죽은 벌레로 배를 채우며 종신서원終身誓願의 고행수도苦行修道를 하는 새다. 까옥 까옥 까옥 까옥 너희는, 영혼의 갈구渴求와 체읍涕泣으로 영영 잠겨버린 나의 목소리가 불길을 몰아온다고 오해하지 말라 오직 나는 영통靈通한 내 심안心眼에 비친 너희의 불의不義가 빚어내는 재앙을 미리 알리고 일깨워 줄 다름이다. 까옥 까옥 까옥 까옥 - 오늘도 나는 북악北岳 허리 고목古木 가지에 앉아 너희의...
▲ 향사 박귀희 명창 기념관 조감도 칠곡군은 석적읍 중지리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일원에 총사업비 111억원을 투입해 2018년말 개관을 목표로 향사 박귀희 명창 기념관을 본격적으로 건립한다고 9일 밝혔다. 향사 박귀희 명창 기념관은 칠곡군 가산면 출신으로 근대 국극 및 창극의 선구자이며 1968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병창보유자로 지정된 향사 박귀희 명창을 재조명하고 문화예술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사업이다. 기념관은 3만5천978㎡ 부지에 지하1층 지상2...
설날 권영우 뒤 뜰 청솔더미에 목욕한 해 묵은 석양이 동쪽 하늘 붉은 때때옷으로 치장하고 대청마루에 새해 복(福), 한 광주리 걸어놓는다 날마다 맞이하는 무덤덤한 햇살이 오늘 아침은 가난한 가슴에 부푼 꿈을 가득가득 안겨온다 섣달그믐 묵은 때를 열심히도 벗기시던 어머니는 밤새도록 지극 정성 차례 상을 준비하였다 설빔하는 어머니 무릎에 누워 자지 않으려 용쓰다 깜박 잠든 새해 새 아침 설날 어둑새벽 개구쟁이 동생이 찬물에 세수하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넙죽 세배를 드린...
* 丁酉年 새해 아침입니다. 올해는 ‘소슬한 산정 옹달샘 속에 한 방울의 이슬이 지각을 뚫는’ 그런 맑음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한 해 건강하시고 ‘만사형통’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꽃자리’ 구상시인 특별전이 대구문학관에서 3월 5일까지 개최됩니다. 한국전쟁과 종군문인 시인 구상과 관련된 문학적 동반자를 탐구 소개합니다. 여환숙(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
기 도 여환숙 병신년(丙申年) 첫 눈 내린 날 200만개의 촛불이 아침이슬을 맞고 있다. 뿔난 민심은 무궁화 꽃을 피우고 널브러진 양심 과 양심은 조각을 맞추고 있다 나무도 추운 겨울을 나야 새봄을 맞이할 수 있듯 봄·여름·가을·겨울이 없으면 만물이 생존 할 수 없고 열대지방과 한 대 지방에도 사계는 있다 밤은 공평한 어둠이다 고요가 지나가는 바람을 깨워 바람소리에 삶이 들려오고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면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오늘 빛으로 태운 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