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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보내온 한 편의 詩] ‘훈춘의 길’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여환숙 시인

기사입력 2013.11.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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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춘의 길

     

    중국 길림성 훈춘시 광신진 곤하 보은촌에 무지개가 떴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옆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하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

    - 중략 -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러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사격 연습 했던 보은촌 초가삼간

    백년의 흔적이 허물어지고 있다

    때 아닌 방문객들,

    공안군 얼룩무늬 지프차가 달려오고

    맑은 하늘에 소낙비가 지나가고 난 뒤

    붉은 해는

    존재하지 않는 낮선 풍경을 힐금거리며 빛은 품는다

     

    해방 된 예순 여든 해

    긴 침묵의 틈새에서 미래와 현재, 과거가 바람의 중심에 서서

    압록강 하류 곤하통상구 녹쓴 철조망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길 위에 꿈

    거리의 시간 속에 쉼없이 흐른다.

     

     

     

    * 곤하통상구 : 압록강 하류에 있는 중국과 조선의 마지막 통상구(다리)

     

     

    * 11월 17일은 순국선열의 날 입니다. 지난 9월 길림성 훈춘 시 보은 촌을 다녀왔습니다.

    그 곳에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하기위해 사격연습 하며 거주 했는 초가삼간은 허허들판 이름모를 들꽃만 앙상하게 기울져가는 서가래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현장을 목격하면서 가슴 아픈 소회를 적어보았습니다. 안중근 의사 영전에 두 손 모아 명복을 빕니다.

     

     

    여환숙

    (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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