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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보내온 한 편의 詩] ‘연이여’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여환숙 시인

기사입력 2013.05.0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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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여

     

                                     구상

     

    이리 곱고 정한 꽃인데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시궁창을 내 집으로 삼아도

    아침저녁으로 맑은 숨을 쉬느니.

    사람들이 버리고 외면한

    그 찌꺼기 배설한 것들 속에서도

    오히려 내 양분을 취하느니

    그 몸은 물방울 하나도

    헛되어 빌붙지 못하게 하거늘

    무어라 이름 할 수 없는 신선함에

    먼지 하나 범할 수도 없고

    숨소리도 죽여야 하느니,

    이 청청한 고운 님의 경지에

    해와 달이 함께 빚어낸 꽃이라

    선학이 꿈을 꾸고 있는지

    세상이 아무리 험난하고

    역겨운 일들만 난무한다 해도

    스스로 제 몸을 곧추 가누고

    이 지상에 고운 것만 걸러내 세우니

    뉘 감이 범할 수가 있으라만 여기

    그 잎의 둥글고 도타운 덕성으로 하여

    모든 고뇌 떠 안고, 망상을 소멸하니

    떠오르는 보름달로 맞이하듯

    새 아침을 맞이하는 해의

    그 맑고 찬란한 새 얼굴을 보듯

    내일은 더 곱고 생기에 찬 꽃으로

    그 향기도 함께 피우며

    온 누리에 세우리.

     

     

    * 나무를 보려면 나무가 되어 나무를 보고

    물을 보려면 물이 되어 물을 보고

    사람을 보려면 나무와 물과 같은 마음으로 보라고 합니다.

     

    계절의 여왕인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의미있는 오월입니다. 행복하세요.

     

     

    여환숙

    (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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