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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보내온 한 편의 詩] ‘간잽이’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여환숙 시인

기사입력 2012.07.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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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잽이

     

                                                      정진혁

     

     

    간고등어구이가 있는 밥상머리

    김이 오르는 너머 어롱어롱 눈이 흐리다

    별다은 직업 없이 불경스런 시장기

    부평고등학교 기간제 교사 3개월의 계약서에

    햇살처럼 도장을 찍고 돌아온 날

    와와 흩어지는 소금 알갱이 가슴에 쓰리다

    살아오며 굽어진 등에

    조금 애처로운 헐한 어제와

    싱거운 단어 사이 밴 소금기

    천처히 몸속으로 들어서는 소금일 거다

    먼지 쌓인 실업의 가슴

    바닥난 통장과 빛으로 남은 열정의 얼굴에

    알알이 박힌 소금이 살아 있다

    변두리를 기웃거리던 실없는 웃음

    쓰레기 더미의 시간 위로

    썩어가던 일이 있기 때문일까

    고등어 뱃속을 날카로운 날이 스쳐가듯

    아프고 비릿한 가슴에

    무직의 차가운 철문이 빨갛게 녹슬어 있다

    내일이면 기간제 교사 3개월의 가슴이

    푸른 바다를 헤치는

    고등어의 날 선 지느러미를 잡고

    잔잔한 밥상 위를 말없이 지난다

    이제 소금 좀 그만 쳐요

    고등어 살점을 뚝 떼어주는 아내

    고등어 먹는 일그러진 입가에

    웃음마져 짜다

     

     

     

    * 벌써 7월 입니다.

    어제의 단비로 대한민국에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이제 남은 여섯장의 달력 소금으로 채워야 겠습니다

    정진혁 시인의 "간잽이"는 구상문학(신인)상 작품 입니다

    더위에 건강 하십시요

     

     

    여환숙

    (시인, 세계문인협회칠곡지부장)

    전 칠곡군청(구상문학관) 근무

    2008년 4월<월간 문학세계․시 세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0년 제10회 동서커피(맥심)문학상 수상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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