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지자체의 성적 만능주의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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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지자체의 성적 만능주의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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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경북체고 재학생이던 최숙현 선수가 트라이애슬론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열린 마을 잔치에서 아버지(왼쪽)로부터 꽃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최 선수는 지난해 6월 전 소속팀 관계자의 폭행 등을 못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 선수가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는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였다. 칠곡인터넷뉴스DB

 

팀 내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칠곡 출신 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자체의 성적 만능주의와 방임 운영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권위는 3일 고 최숙현 선수 진정사건과 관련해 “경북 경주시와 경주시체육회가 팀 운영 전반을 감독 개인에게만 맡겨왔다”며 “직장운동부가 감독의 의사결정에 크게 의존하게끔 방치해 감독의 지원금 부당 수령과 감독과 물리치료사, 선배 선수가 선수들을 폭행하는 일들을 적발하거나 구제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경주시는 소속 직장운동부를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경쟁적 성과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경주시체육회도 우수한 성적을 위한 예산 지원이나 선수 계약을 제외하고 훈련이나 선수의 처우, 적절한 예산 사용 여부 등에 대해 적절히 감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주시와 경주시체육회는 관련 내규가 있음에도 운동부의 예산과 편성, 정산을 직장 운동부가 제출하는 내역과 서류에만 의존했다”라며 “재계약과 연봉 등급 평가의 대부분을 각 팀 감독에게 의존하는 등 관행적으로 직장 운동부를 운영했다”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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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가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이용 국회의원 제공

 

 

이에 인권위는 경주시장에게 내규를 구체적으로 시행할 방안을 마련하고 직장운동부 운영을 점검할 전담 인력을 확보할 것, 직장운동부 지도자와 선수의 신분상 처우 안정 방안 등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문체부 장관에게도 지방자치단체의 직장운동부 운영이 성과나 경쟁 중심으로만 운영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시·도 합동평가를 통해 점검하라고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인권위는 “최근 경주시가 여자 트라이애슬론팀을 사실상 해체하고 검·경 등 조사에서 피해 사실을 진술한 선수들이 다른 지방자치단체 트라이애슬론팀에서 계약 해지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며 “추가적인 피해가 계속되지 않도록 지속해서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7년과 2019년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했던 고 최숙현 선수는 소속팀 감독과 팀 닥터, 선배 등에게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하다 지난해 6월 2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 사망 하루 전날, 최 선수 측은 이런 가혹행위 등과 관련한 진정을 인권위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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