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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오후 11:37:40 입력 뉴스 > 경찰/사건사고

"그 사람들 죄 밝혀줘" 칠곡 출신 트라이애슬론 선수 극단적 선택



▲ 2015년 당시 경북체고 재학생이던 최숙현 선수가 트라이애슬론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열린 마을 잔치에서 아버지(왼쪽)로부터 꽃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전 소속팀 관계자의 폭행 등을 못이겨 몸을 던졌다. 최 선수가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는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였다. <칠곡인터넷뉴스DB>

 

칠곡군 기산면 출신으로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를 지낸 최숙현 선수(23)가 전 소속팀 관계자의 폭행·괴롭힘 등으로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일 YTN과 MBC는 최 선수가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감독, 팀닥터, 선배 선수의 상습적인 폭행과 가혹행위에 못이겨 지난달 26일 부산에 있는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최 선수의 유족은 “지난해 연말까지 소속됐던 경주시청팀에서 감독과 팀닥터로부터 끊임없는 구타와 폭언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특히 팀 닥터와 감독은 술을 마시면서 돌아가며 선수들을 폭행했다고 했다. 실제 최 선수가 수년간 모은 피해 녹취록에는 가혹 행위가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해당 방송사를 통해 유족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경주시청 철인 3종팀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최 선수를 때리는 듯한 음성이 나온다.

 

[2016년 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경주시청 철인 3종 팀 관계자 : 운동을 두 탕을 하고 밥을 한 끼도 안 먹고 왔는데 쪄 있잖아. 8.8일 때 너는 무슨 생각을 했니?

-故 최숙현 선수 : 물을 너무 많이 마셨다고...

-경주시청 철인 3종 팀 관계자 : 네 탓이잖아? 3일 굶자! 오케이? 잘못했을 때 굶고 책임지기로 했잖아?

-경주시청 철인 3종 팀 관계자 : 이리 와, 이빨 깨물어!(찰싹) 야! 커튼 쳐. 내일부터 너 꿍한 표정 보인다 하면 넌 가만 안 둔다, 알았어?

 

작년 3월 해외 전지훈련 때 있었던 생생한 폭행의 증거도 공개됐다.

 

-팀 닥터 : "너 오늘 거짓말해서 걸렸지?"

-최숙현 선수 : "네."

-팀 닥터 : "이빨 깨물어. 일로 와. 뒤로 돌아. 이빨 깨물어. (퍽. 퍽. 퍽)"

 

-감독 : "울지 마라."

-팀 닥터 : "우리는 체중의 문제가 아니다. 왜 우리를 못 믿나?"

-최숙현 선수 : "(훌쩍훌쩍) 아닙니다."

 

-감독 "물 마음껏 먹었잖아. 왜 뭐라고 하는 거 아니잖아, 지금 너 맛갔네. 뭐라고 하는 거 아니라니까···(퍽 퍽)"

 

유족들은 체중을 줄이던 도중 복숭아를 1개 먹었는데, 물을 마셨다고 둘러댄 게 폭행의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선수가 가혹행위를 못 이겨 1년간 운동을 그만두고 정신과 진료까지 받을 정도였지만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체중이 늘자 빵 20만 원어치를 억지로 먹게 해 먹고 토하고 반복한 일도 있다고 했다.

 

최 선수의 훈련일지 곳곳에도 괴로운 흔적이 담겨 있었다.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체중 다 뺐는데도 욕은 여전하다, 하루하루 눈물만 흘린다고 적었다. 또 차에 치이든, 강도가 찌르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수백 번 머릿속에 맴돈다고 극단적인 표현도 있다.

 

이런 지속적인 폭력 때문에 최 선수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고 동료들은 증언했다. 또 같은 팀 선배 2명까지 가혹 행위에 가담했다고 했다.

 

-동료 트라이애슬론 선수 : ○○○(선배)이 얘 트렌스젠더 닮았다고…. 남자 많이 만난다는 식으로 비하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대인기피가 왔었던 것 같아요. 일상이 어려운 수준까지 갔어요.

 

-동료 선수 : "(선배가) 숙현이를 좀 밉게 봤는지 그때부터 갈구기 시작했던 것 같고, 그러면서 숙현이가 대인기피도 오고 굉장히 많이 힘들어했었어요."

 

-동료 증언 : "서로 이간질시키고 왕따시키고 때리고 욕하고 OOO 선수에 대해서 제가 숙현이한테 물어보면 숙현이는 경기를 일으켰어요. 숙현이한테 OOO선수는 지옥 같은 기억인 거예요."

 

최 선수는 올해 초 팀을 옮기고 대한체육회에 진정하고 경찰에 고소하는 등 수차례 SOS를 쳤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마지막 호소를 대신했다.

 

-최영희/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 :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운동을 했는데 그 많은 세월 진짜 고통만 당하고 저세상으로 갔다고 하는 게 저는 지금 한이 맺히고…"

 

▲ 최숙현 선수가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이용 국회의원 제공>

 

최 선수는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이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지난달 26일 몸을 던졌다.

 

경찰은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동료 선수 2명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이와 관련해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용 의원(미래통합당)은 1일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또 대한체육회도 관련자들을 엄중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 선수는 어릴 때부터 각종 대회에 출전해 상을 휩쓴 유망주였다.

 

칠곡군 약동초등 1학년때 수영을 시작해 2009년에는 경북도 대표로 활약했다. 특히 초등 6학년때 ‘전국동아수영대회’ 접영부분 금메달을 딸 정도로 수영에 소질을 보였다.

 

▲ 최숙현 선수가 약동초등학교 재학 시절 출전한 '제47회 경북학생체육대회'에서 수영금메달 2개를 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 선수는 석전중 1학년 때 주종목을 트라이애슬론으로 바꿨다. 이후 2012년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여중부 금메달 획득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최근 폐막한 ‘2015 뉴 타이페이 아시아트라이애슬론선수권 대회’에서 주니어 여자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특히 2011년 석전중학교 재학 당시 각종 전국수영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여 지역의 명예를 드높인 점을 인정받아 ‘자랑스런 군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버지 최씨는 지난 2015년 딸이 트라이애슬론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되자 기산면 행정1리 마을회관에서 마을주민들을 초청해 점심을 대접하기도 했다.

 

 

칠곡인터넷뉴스(cg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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